"미성년의 김윤석이 있다면 라이트마이파이어에 남궁민이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소감은 `연기도 잘하면서, 연출도 잘하다니...`였다.
김윤석 감독의 미성년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 이 영화를 보고 다시 떠오를 줄은 몰랐다.
17분의 단편영화 지만, 보고 나면 장편을 보고 난듯한 여운을 남긴다
현재-과거-현재의 고전적인 방식의 시간 흐름이 있긴 하지만, 빠른 화면전환으로 지루함을 없앤다.
남궁민 배우... 아니 남궁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이동휘 배우의 표정을 여러 각도로 잡는 데 있다.
한 장면에서의 장면전환이 꼭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확실히 남궁민은 드라마의 시스템이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무의식적으로 영화에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드라마를 촬영하는 방식인 `긴 호흡`을, 길어봤자 120분인 영화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거기다 `라이트 마이 파이어`는 17분의 아주 짧은 영화다.
그럼에도 인물 촬영에는 드라마 방식을 차용하고, 영화의 스토리 연출에는 영화의 방식을 차용했다.
너무 놀랐다.
`연기 정말 잘하네`에서 끝나는 배우가 아니라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느낌만 있는 건 아니다.
스토리가 17분에 담을만한 스토리긴 하다. (각본 남궁민)
만약, `이 스토리를 90분으로 늘렸다면?`
분명 지루해질 스토리이다.
[흥미진진-지루함-허무함]의 단계를 밟을만한 스토리다.
(전문 각본가와 남궁민의 아이디어를 합치면, 대작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을것 같다.)
영화 연출에 힘든 부분 중에 하나는 중요한 장면 사이사이에 분위기 환기용 가벼운 장면을 넣는 것인데, 그것을 잘 못하면 지루하고 재미 없는 영화가 된다.
그런 어려운 부분을 잘 매꾼 영화로는 [극한직업]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극한직업]은 코미디라는 장르를 떠나서, 중요한 부분을 남겨두고 가벼운 장면을 사이사이 배치함에 있어 매우 부드럽고,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트 마이 파이어는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 있지만, 그렇게 식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고전적인 클리셰임에도 불구하고, 식상하지 않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카메라의 구도가 바닥에서 하늘로, 다시 바닥으로, 그리고 다시 인물로 옮겨지는 부분이 식상함을 중화시킨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빠른 장면전환을 연출의 한 부분으로 사용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분명 스토리는 식상한데, 카메라의 움직임은 식상하지 않고, 배경음악도 잘 어울린다.
그리고 빛을 너무 잘 사용했다.
빛과 명도와 채도를 너무 잘 이용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경화면으로 만들기 좋은 장면들이 매우 많다.
거기다가 배우들, 특히 이동휘의 눈빛 연기가 압권이다.
한번 보고, 두번 째 봤을 때 더 와닿는 부분이었다.
영화 초반에 치킨집 사장님과의 대화에서의 눈빛과 마지막장면에서 이동휘의 눈빛은 그 결을 같이 한다.
이동휘배우 정말 연기 잘한다!
드라마 [닥터프리즈너],[스토브리그]를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전부 재미있게 봤었다.
남궁민의 연기가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는 작품이었는데, 이제는 연출의 정점을 찍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독으로서의 미래가 너무 궁금한 배우다.
개인적으로 범죄/스릴러/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해서 리뷰를 긍정적으로 쓴 것도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괜찮은 연출의 영화였다.
남궁민 감독은 자기 유튜브 계정에 영화를 무료로 올려놨다.
(무료 감상 가능)
꽤 괜찮은 단편영화다.
유명한 배우들이 감독으로서 단편영화로의 진출이, 독립영화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바래본다.
무비뉴스 무비캣은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라이트 마이 파이어 명대사
`뭔데 이모?`
라이트 마이 파이어 다시보기(무료)
www.youtu.be/mxDkR0X0OwQ
(채널 사라짐)
라이트 마이 파이어 (Light My Fire) 2016
장르 : 범죄/스릴러
감독 : 남궁민
출연 : 이동휘,오정세,진아름,박진주,황영희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7) 초청작 -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미스터리 한 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 인물들의 심리, 동선과 대사를 통해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한다. 영화 초반 던져졌던 상황과 대사들이 맞춰지면서 서서히 결말이 다가온다. 배우 남궁민의 연출 데뷔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