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6(Level 16). 텍스트리뷰
[레벨16]은 캐나다 출생 다니쉬카 에스터하지 감독이 연출했고, 2018 제37회 밴쿠버 국제영화제 초청작이다.
포털사이트 장르 설명에는 SF라고 되어있지만, SF보다는 스릴러/미스터리 장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신문 네이셔널포스트의 인터뷰에 따르면, 감독은 `디스토피아 스릴러`라고 했으니, 확실히 스릴러라고 봐도 문제가 없겠다.
`교(敎)`육이 아닌`사(飼)`육
[Intro]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베스탈리스 아카데미(Vestalis Academy)는 여학생 기숙학교로서 여학생들은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는다.
순종, 청결, 겸손, 인내 등의 `여성의 미덕`이라 불리는 기본 과목을 위주로 교육된다.
독서는 금지되어 있으며, 비타민의 복용량 등도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그곳은 학교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열악한 식사환경과 감시체계를 갖춘 곳이다.
그들은 햇빛도 보지 못하며, 잔인하게도 그저`사육`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새롭게 입양될 딸을 뽑는다는 피상적인 명목이 있다. (후원자들이 최종 선발한다)
[Vesta(베스타)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불과 부엌의 여신이다. 그리스신화에서는 헤스티아(Hestia)로 불린다. Vestal(베스탈)은 베스타 여신을 시중든 신녀로 처녀, 수녀, 여승이란 의미도 있다. 아카데미의 이름은 아마 베스타 신화에서 착안을 한듯하다.]
[줄거리+리뷰]
*개인적인 감상평이 포함됩니다. 스포일러 주의.
교장 브릭실은 학생들이 발언할 기회도 주지 않는 냉혹하고 잔인한 캐릭터다(그녀가 고개를 들라고 할 때만 학생들은 고개를 들 수 있다. 학생들의 순종적인 면을 강조하는 부분).
브릭실은 15단계를 통과했다며 리타, 에이바, 비비안을 16단계인 장미홀로 보낸다.
그곳엔 소피아가 먼저 와있었고, 소피아는 10단계일 때 알고 지냈던 비비안을 애칭인 `비브`로 부르지만, 비비안은 그저 시스템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비비안은 10단계일 때의 불결했던 자신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게 싫어, 소피아를 모른척했던 것이다.
`분노는 2번째 죄악이야`
소피아는 비비안에게 자신을 믿어주라 말하며, 비타민을 먹지 말라고 한다.
비비안은 소피아의 말을 믿고 비타민을 삼키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불결해졌다고 생각해 자책감이 든다.
이후 학생들은 잠자리에 들고 불이 꺼지자 모두 바로 잠에 빠진다.
하지만 비비안은 잠에 들지 못한다.
그리고 소피아가 다가와 잠이 든 척해야 한다고 한다.
이어 문을 열고 교장과 경비원이 들어와 비비안을 둘러메고 나간다.
경비원들은 올리비아와 비비안을 어느 방에 눕혀놓는다.
그리고는 후원자들이 들어오고 교장이 그들을 상품처럼 설명한다.
이때 구매자 부부의 여성이 거울을 보며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짓는다.
후원자들은 비비안을 선택하고 구매하겠다고 밝힌다.
돌아온 비비안에게 소피아는 밖으로 도망치자고 하지만, 비비안은 바깥공기는 오염돼서 안된다고 반대한다. 소피아가 방에서 얹혀나간 후 바로 비비안은 반대했던 태도와 다르게 16단계 문밖으로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방으로 와 눕는다.
다음날, 비타민 방송 목소리의 주인인 미로박사는 진찰을 위해 비비안을 부르고, 열병이 퍼지고 있다며 백신을 놓는다.
`당연히 널 돌봐야지, 이 학교는 네 가족이잖니`라는 미로박사의 말을 듣고 미소 짓는 비비안.
소피아는 비비안에게 같은 층에 4개의 홀이 있으며, 홀마다 돌아가며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고 말한다.
비비안은 소피아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미로 박사를 찾아간다.
비비안은 자신의 이름이 정말 유명한 배우의 이름에서 따왔냐고 묻는다.
교장이 반대했지만, 미로박사가 선택했다고 한다.
[ 비비안 리(Vivien Leigh) : `어둠의 여정`, `찻잔 속의 폭풍`,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스칼렛 오하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2회 수상. ]
소피아는 절뚝거리는 경비원이 학생들이 기절해 있을 때 학생들을 만진다고 비비안에게 알려준다.
미로박사를 다시 찾아간 비비안.
미로박사는 분노의 감정이 보이는 비비안에게 농축된 비타민을 주사한다.
`이건 벌이 아니야, 너를 도우려는 거야`.
그러자 비비안의 시야가 흐려지고, 헝클어진 머리와 풀어진 넥타이를 맨 상태로 기숙사로 돌아간다.
소피아는 비비안에게 탈출하려면 경비원들의 출입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에이바는 비비안을 불결한 행동을 한다며 신고한다.
교장은 학생들을 집합(assemble) 시키고, 비비안을 독방에 가둔다.
방에 돌아온 교장은 미로박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 또한 보호라는 명목 아래에 권력자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갇혀있는 신세였다.
권력자들은 그들에게 사업을 계속할 것을 요구하고, 교장 브릭실은 학교의 유지가 이젠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미로박사는 그들의 요구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미로박사는 학생들을 의학적으로 관리하며, 하루에 5시간만 깨우자고 제안한다.
브릭실은 독방에 가둔 비비안처럼 되면 어떻게 하냐고 하자, 미로박사는 그 아이가 특별한 거라고 말한다.
절뚝거리는 경비원이 들어와 학생들을 만지고 있자, 소피아는 그를 기절시키려 하지만 실패하고 도망간다.
다시 잡힌 소피아는 다리미로 경비원을 기절시킨다.
그리고는 비비안을 구해주려 하지만, 경비원들이 몰려온다며 혼자 떠난다.
교장 브릭실은 소피아를 잡았지만, 출입카드가 사라졌다고 하여 학생들을 소집한다.
미로 박사는 소피아가 학교와 학생들을 배신했다고 말한다.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런 거칠고 여자 답지 못한 행동을`
이후 교장은 학생들에게 비타민을 직접 먹이고, 입안을 확인한다.
비비안은 침실로 돌아와 잠들지 않으려 손을 집어 피를 낸다.
비비안은 소피아가 준 숨겨놓은 출입카드를 이용해 방을 나가려 하지만, 카드는 작동을 하지 않는데...
[마치며]
후원자라고 하는 구매자 여성이 거울을 보며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짓는 부분이나, 미로박사가 수면욕창이 생긴 비비안에게 언짢은 감정을 표출하는 부분, 피부 청결을 중요시하는 학교의 시스템에서 이 영화의 전개는 예측이 되지만, 배우들 사이의 감정묘사가 꽤 일품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였고,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잘 표현한 영화이다.
또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간접적인 메시지도 담겨있다.
감독이 말한 것처럼 디스토피아 스릴러란 장르에 충실한듯하나, 스릴러치고는 약간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초반부만 그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커지고, 몰입도가 좋은 영화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소피아와 주관적이고 매우 현실적인 비비안이 소피아를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성장영화 같기도 하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이다.
ⓒMEWS
출연배우
케이티더글라스(Katie Douglas) - 비비안(Vivien)
케이티 더글라스 인스타그램
셀리나마틴(Celina Martin) - 소피아(Sophia)
셀리나마틴 인스타그램
세라캐닝(Sara Canning) - 미스브릭실(Miss Brixil)
세라캐닝 인스타그램